“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은 ‘킵 고잉(keep going·계속 간다는 뜻)’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3일 8·15 방북단 파문에 따른 임 장관 문책론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경질하지 않고 그대로 간다는 뜻이었다. 공동여당인 자민련까지 나서 임 장관 사퇴론을 공론화하고 있지만 청와대의 입장엔 아직 이렇다 할 변화의 조짐이 없다.
북한에서 돌출 행동을 한 사람이 문제이지 정부의 방북 허용 결정 자체에는 잘못이 없으므로 임 장관을 경질할 사유가 없다는 게 청와대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논리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내심 임 장관을 경질할 경우 대북정책 전반에 미칠 영향을 더 우려하고 있다. 현 정부 햇볕정책의 전도사이자 야전사령관격인 임 장관이 경질되면 당장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추진부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그런데도 방북단 파문과 관련한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현실을 마냥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청와대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한 관계자는 “이번 파문으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여론인데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는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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