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영화의 대화’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25일 오후 1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에서 열린다. 종교계와 영화계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국산영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 3편을 소재로 인간구원의 측면에서 영화를 다룬다.
가톨릭 영상선교모임인 ‘밝은 세상’이 주최하지만 천주교 신부, 개신교 목사, 불교 스님 등이 발표자로 나서고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등이 토론자로 나서 이채롭다.
동국대 교수인 진월 스님과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성당 백광진 주임신부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친구’ 속의 폭력성을 문제삼았다.
진월 스님은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는 주제 전개상 무력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친구’는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텐데 지나친 폭력으로 혐오감을 유발했다”며 “영화가 폭력과 부조리의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보다, 모방 답습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고, 이는 결국 제작자들의 의도 전달이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 신부도 “내게 평점을 주라고 한다면 ‘친구’에게 가장 낮은 평점을 주고 싶다”며 “친구가 좋은 영화냐 아니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갱스터 무비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대종상 시상에서 ‘친구’가 아니라 ‘하루’가 상을 받은 것은 참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모두들 조폭이 되려고 하는 미친 세상에서 ‘하루’는 적어도 생명이라는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룬 영화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영상문화연구소 ‘케노시스’ 대표인 정혁현 한살림교회 담임목사는 “한 시대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블록버스터 영화는 종교계에도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며 “가령 ‘공동경비구역 JSA’는 영화관람행위 자체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만든 사회적 분위기에 동참하는 일종의 제의(祭儀)적 행위”라고 설명했다. 02-2264-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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