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냐 한 자릿수냐.’
정부가 휴대전화 요금 인하작업에 나서면서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내릴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휴대전화 사업자들의 흑자폭이 매우 커졌다. 정부는 휴대전화 요금을 내려 물가를 잡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갈수록 불어나는 휴대전화 요금 부담을 내리자는 소비자 요구도 커지고 있다.
요금인하 작업은 내달 초 각 사업자들의 결산자료에 근거한 원가분석 결과가 나오면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인하 폭을 둘러싸고 소비자와 업계 정부의 입장이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얼마나 내리나〓재경부는 휴대전화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시민단체 등의 여론을 토대로 적정 요금인하 수준을 10∼20%로 보고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가입자의 증가와 사업여건 개선 등을 들어 요금을 30% 이상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인하요구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휴대전화업체들이 올 들어 모두 흑자를 기록, 사상 최대의 호황을 기록하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상반기 세후 순이익은 6300억원으로 역대 최고수준. KTF의 순이익도 1200억원선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업체들은 두 자릿수 요금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상반기 호황은 일시적인 것으로 앞으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과 무선인터넷 등 신규서비스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 이용경 KTF사장은 “휴대전화는 국민적인 필수품인 반면 후발사업자들은 요금인하 여력이 없으므로 정부가 후발사업자 가입자의 요금을 일부 보조해주는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홍석 정통부 부가통신과장은 “휴대전화 요금 원가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청회를 열어 요금인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은 조정폭을 속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제 내리나〓재경부 일각에서는 10월중 요금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빨라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재경부는 이와 관련, 휴대전화회사들의 결산자료를 근거로 한 원가분석 보고서가 나오면 바로 요금인하 작업을 추진할 방침. 그러나 정통부는 원가분석 보고서가 9월초에 나와 9월말 공청회를 열 경우 구체적인 요금인하안이 나오려면 추가로 2∼3개월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요금조정안을 만드는 데만 1개월 정도가 필요하고 사업자들의 과금시스템 등 변경 작업에 1∼2개월이 더 든다는 설명. 이 경우 요금인하는 12월말이나 내년 초에나 가능해진다. 그러나 ‘휴대전화 요금인하 100만인 물결운동’을 벌이고 있는 참여연대측은 “요금인하는 3·4분기 내에 실시돼야 한다”며 연내 시행을 주장해 논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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