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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인터넷서 뿌리찾기 붐

입력 | 2001-08-23 19:22:00


펜실베이니아주의 워멜스도프는 예전에 담배공장이 있던 마을로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 이 마을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들은 공동묘지의 묘석들 사이를 거닐면서 200년이 넘도록 비바람에 시달린 묘비명을 읽는다. 조상들의 흔적을 더듬어 뿌리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다.

휴가기간을 이용해 이처럼 오래 전 조상들의 기록을 찾아 헤매는 미국인들이 정확하게 몇 명이나 되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뿌리찾기는 미국 전역에서 커다란 붐을 이루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근교에 있는 매트릭스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는 지난해에 자신의 뿌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미국인이 60%라고 밝혔다. 이는 1995년의 45%보다 늘어난 것이다. 또한 뿌리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30%는 이미 가계도를 그려놓았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가계도 작성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인 브로더번드 패밀리 트리 메이커가 일주일에 2000개씩 팔리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조상의 뿌리 찾기 작업과 관련된 사이트들은 성인용 사이트 다음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억개에 가까운 성씨의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모르몬 교회의 사이트(FamilySearch.org)는 하루 방문객이 800만명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 사람들은 그 다음 단계로 도서관을 찾는다. 지난달에 보스턴 공공 도서관에서 고문서 자료실 출입신청을 한 사람은 83명이었다. 이 자료실에는 1630년 이후의 출생, 결혼, 사망 기록이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조상의 기록을 찾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것은 아니다. 1746년에 루터교의 한 목사는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36명의 아이들에게 세례를 준다”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슈나이더가 스나이더로 바뀌는 것처럼, 중간에 이름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조상의 기록에 항상 즐거운 일만 기록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뿌리를 찾으러 나섰다가 조상들의 노예 소유 경력, 감춰진 범죄 기록, 유전병, 사생아 출산 등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트레이시 브로도 아버지의 가계를 조사하다가 근친 결혼, 사생아 출산, 정신병력 등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도 뿌리 찾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녀는 “내가 얼마나 많은 단서를 찾아낼 수 있는지 꼭 알고 싶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1/08/19/national/19SEAR.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