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은행이 일정 한도 안에서 다른 은행의 지분을 확보해 자(子)은행으로 할 수 있도록 하자.”
김정태(金正泰·54) 주택은행장은 최근 열린 금융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이런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 얘기는 상당히 획기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받아들여졌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다른 은행 주식을 1주도 갖지 못하지만 자은행이 허용될 경우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하지 않고도 부실은행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H은행 관계자)이다. 예를 들어 매각이 지지부진한 서울은행을 매각하지 않고 조흥은행의 자은행으로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해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내용은 금융계의 호응 속에서 정부가 28일 열릴 은행법 개정안에 포함시키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발언은 김정태 행장이 대학(서울대 상대) 선배인 위성복(魏聖復·62) 조흥은행장의 서울은행 인수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금융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조흥은행의 서울은행 인수설이 금융가에 무성하게 나돌았다. 또 김 행장은 과거 조흥은행장을 뽑을 때 은행장 추천위원회에서 물망에 올랐었으나 “위성복 선배님이 거론되는 자리라는 이유로 이를 강력히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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