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전철을 탔다. 전철 안에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돈을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을 무덤덤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누군가가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전을 주는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그런데 조금 뒤 장애인이 지나가자 그 사람이 또 동전을 넣어주는 것이었다. 키가 큰 외국인이었다. 세 번째로 구걸하는 사람에게는 동전을 넣는 것은 물론 악수를 청하며 격려까지 해주었다. 지금껏 그런 모습은 처음 보았다.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전을 던지듯이 주는 사람은 봤지만 악수까지 하면서 격려를 보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자리에 앉아 있던 그 외국인은 잠시 후 할머니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얼른 자리를 양보했다. 정말이지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외국인이었다.
김 미 경(경기 시흥시 신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