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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여야 영수회담 '기싸움'…"먼저 성의 보여라"

입력 | 2001-08-24 18:25:00

지시 내리는 李총재


여야는24일에도영수회담과관련해서로 상대방이 먼저 성의 있는 움직임을 보이라고요구하면서줄다리기를계속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23일 영수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여권의 신뢰회복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우리로선 할 일을 다했고 이제 공은 야당에 넘어가 있는 상태”라고 맞받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영수회담을 공개 제의한 데 이어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 총재를 비난한 민주당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의 사표까지 수리했는데 무엇을 더 해야 하느냐는 주장이었다.

그는 또 “신뢰 문제는 한나라당이 판단할 문제”라며 “영수회담에 대해 우리가 취할 추가 조치는 없다”고 못박았다.

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도 “야당 간부들이 연일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을 계속하고 있으나 그동안 이들을 문책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 없다”며 “이 총재가 좋은 판단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봉창 두드리는 소리만 하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이 총재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와 패륜적 욕설을 퍼부은 지 오래됐으나 대통령이 이를 질책하거나 만류한 적이 한 번도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런 사례가 바로 여권이 영수회담에 대해 진실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비방과 모략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먼저 해야 영수회담을 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양당 사무총장의 전화 접촉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박상규(朴尙奎) 총장은 “그쪽에서 분위기를 잘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 회담을 빨리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총장은 “잘못한 것을 사과하고 국정 전반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총장은 당3역 회의에선 “우리 요구 사항에 대해 분명한 답변이 있어야 하며 그렇게만 되면 회담에 응하겠다는 것이 이 총재의 뜻”이라고 말했다.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