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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싱가포르항공 비즈니스석 침대만큼 넓혀

입력 | 2001-08-24 18:25:00


‘더 넓게, 더 편하게’.

좋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싱가포르항공이 1억달러(약 1284억원)를 들여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석을 안방 침대처럼 꾸민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셈.

싱가포르항공은 17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비즈니스석보다 넓은 새 좌석, ‘스페이스 베드’를 공개했다. 뒤로 완전히 젖히고 팔걸이를 낮추면 길이 198㎝, 너비 68.5㎝의 침대가 된다.

쿠션은 승객이 눕거나 앉거나 체형에 따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특수재료로 만들었다. 좌석에 부착된 TV화면도 더욱 커진다.

한 영국인은 즉석에서 스페이스 베드에 드러누워 “키가 큰 편이라 항공여행을 할 때마다 불편했었는데 여기는 여유공간이 아직도 한 뼘이나 된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올 11월부터 싱가포르에서 유럽 호주 북미 등지를 오가는 보잉747기에 우선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당장 혜택을 보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기대해볼 만하다.

보잉 747기 비즈니스석은 스페이스 베드로 교체할 경우 58석에서 50석으로 줄어들게 돼 요금을 대폭 올리지 않으면 항공사로서는 경제적으로 큰 손해.

싱가포르항공의 상품 및 서비스담당 얍킴와 수석부사장은 “요금을 인상할지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며 “항상 한 발 앞선 서비스로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주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항공 퍼스트 및 비즈니스클래스의 기내식은 최고로 정평이 나있다. 98년부터 프랑스 미국 일본 인도 홍콩 등의 전문가 8명을 엄선해 선보이는 ‘월드 미식가요리’는 입맛 까다로운 식도락가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

그렇다고 싱가포르항공이 이코노미클래스 고객들을 도외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올 4월부터 세계 최초로 위성을 이용한 기내 e메일 서비스 및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전 등급에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아시아권 승객들에게 기내식 선택권을 주고 있다.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