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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0주년 맞는 노부부…"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입력 | 2001-08-24 18:25:00

26일 결혼생활 70년을 맞는 김진원 할아버지와 최영손 할머니


《혼인한 지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回婚禮)을 치른 지 또 10년. 결혼생활 70년을 맞이 한 90대 노부부가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김진원(金鎭元·96·경기 용인시 수지읍)할아버지와 최영손(崔永孫·92)할머니. 10년전 부부지간의 최대 행복이라는 회혼례를 치러 본보에 보도(91년 8월 25일자 사회면)되기도 했던 이들 부부가 26일로 백년가약을 맺은 지 70년을 맞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혼 70주년은 달리 표현하는 말이 없을 정도로 극히 드문 일이다.》

개성에서 대대로 인삼업을 하던 거상의 외아들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한 김할아버지와 역시 명문가의 셋째딸로 개성 호수돈여고를 졸업한 최할머니.

1931년 8월26일 개성에서 혼례를 올릴 당시 김할아버지의 나이는 26세, 최할머니는 22세였다. 대부분 10대 때 결혼하던 당시 풍습에 비춰볼 때 이들은 만혼(晩婚)이었다.

“남자치곤 키가 크지 않아서 좀 내키지 않았지만 어떡해. 내가 노처녀였는걸.”

“그 좁고 보수적인 개성 바닥에서 스무살이 넘은 ‘신(新)여성’을 누가 데려가겠어. 내가 구제해준 거야.”

70년전을 회상하며 노부부는 파안대소했다. 이들은 “자식들이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잘 자라준 것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자 기쁨”이라고 말했다. 4남3녀를 뒀다.

장남 조형(組炯·66)씨는 초당약품 감사이고 차남 관형(寬炯·61)씨는 쌍용양회 전무로 있다가 정년 퇴직했으며 3남 계형(啓炯·58)씨는 상현섬유 전무, 4남 래형(來炯·53)씨는 청풍물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큰 딸 정은씨(69)는 YMCA 포크댄스클럽 회장을 맡고 있고 맏사위 하국환(河國煥·75)씨는 금융연수원장을 역임했다. 둘째사위 임광(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