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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대통령 사과 논란…야 "주사파 논리와 흡사"

입력 | 2001-08-26 18:21:00


한나라당은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26일 성명을 내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최상의 사과를 표시한 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김 대통령의 국가관과 역사관의 실체는 뭐냐”고 따졌다.

그는 또 “김 대통령의 주장은 ‘미국 용병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는 주사파 논리와 흡사하다”며 “동티모르 파병은 국제인권수호 차원의 파병이고, 베트남전 참전은 ‘불행한 참전’이라는 뜻이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국가의 명령에 따라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쳤고 아직도 전쟁 부상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대통령이 이들의 자긍심마저 짓밟느냐”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근혜(朴槿惠) 부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6·25전쟁 때 우리를 도운 16개국도 북한에 사과해야 하느냐”며 비난했다.

주월사령부 초대사령관과 2대사령관을 각각 지낸 채명신(蔡命新) 이세호(李世鎬) 예비역대장도 25일 김 대통령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내고 “베트남전 파병이 ‘용병’이었는지, ‘정의의 십자군’이었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베트남전 참전은 주한미군이 베트남으로 배치돼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을 막고 경제적으로는 해외활로 개척을 위한 것이었다”며 “일부 불순 세력이 용병이니 양민 학살이니 하면서 목숨을 걸었던 우리를 매도하는 상황에서 김 대통령의 사과는 충격을 떨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김 대통령이 베트남전이라는 과거사에 대한 심정을 얘기하면서 유감을 표명했을 뿐 사과한 게 아니다”며 “한나라당이 쓸데없이 트집을 잡는다”고 반박했다.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