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독립운동 지도자인 사나나 구스마오(55)가 25일 대통령 불출마 선언을 번복했다. 그는 유엔 과도통치 아래서 임시 의회 역할을 하고 있는 민족평의회 의장직을 올해 3월 사임한 뒤 “정치적 야망을 버렸으며 사진작가로 지내겠다”고 말해왔다.
구스마오씨는 이날 딜리 체육관에서 1000여명의 청중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내년 초 치러질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나설 뜻을 천명했다. 그는 “아직도 내가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국민단합을 이끌 적임자라는 정치지도자들의 설득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유에 대해 “나를 짓눌러온 책임감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며 독립이 달성되면 농촌으로 돌아가 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구스마오씨는 인도네시아가 1975년 동티모르를 침략, 강제 합병하자 무장투쟁 단체인 팔린틸을 이끌며 독립운동을 벌이다 1992년 체포돼 수감됐다. 그는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1999년 9월 실시된 동티모르 주민투표에서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분리가 결정된 직후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