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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MS-인텔 "PC붐 다시 한번"

입력 | 2001-08-26 18:35:00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PC 수요를 되살릴 수 있을까.’

세계 PC산업 성장을 주도해온 MS와 인텔이 잇달아 신상품을 내놓아 불황의 늪에 빠진 PC산업을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PC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미국의 가장 큰 대목인 ‘크리스마스 세일’을 앞두고 판매에 들어갈 MS의 윈도XP와 인텔의 2㎓급 칩이 PC 구매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는 MS와 인텔의 신상품도 포화상태에 빠진 PC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는 힘들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MS와 인텔의 공세〓MS는 24일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XP 최종판을 IBM 등 미국의 5개 컴퓨터 생산업체에 배포했다. 컴퓨터 생산업체는 윈도XP를 장착한 PC를 10월 25일경 판매할 예정이다.

새 시스템은 윈도2000에 이은 최신 버전으로 설치할 경우 세계에 보급된 PC 가운데 약 90%에서 아무 이상 없이 작동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윈도XP는 윈도2000 등 기존 윈도 시리즈의 문제점을 보완했다.

세계 최대의 PC용 칩 메이커인 인텔은 이번주 초 연산속도가 더욱 빨라진 2㎓급 펜티엄4 신모델을 공개한다.

인텔은 지난해 3월 내놓은 1㎓급 펜티엄4 칩 가격이 990달러였던데 비해 새 모델 가격을 560달러로 크게 낮추고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비관론〓전문가들은 이같은 MS와 인텔의 신상품 전략도 대세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연간 15%씩 성장해온 PC시장은 올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 월스트리트저널은 더 이상 새로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욕구를 소비자가 갖지 못하는 ‘업그레이드 피로(퍼티그)현상’을 불황의 원인으로 본다.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거나 기존 PC로 이용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가 나오지 않는 한 PC를 교체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 미국의 정보기술(IT)전문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PC 교체 기간은 1990년대 3년에서 최근에는 4년으로 늘어났다.

또 PC 제조업체가 디자인이나 성능 개선을 게을리해온 점도 PC산업의 성장세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PC제조업체는 세계 1위 PC 판매업체인 델 컴퓨터의 다이렉트 판매(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를 통한 저가 공급에 맞서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줄였다. 10년 전 매출액의 10%였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4.7%로 줄어들였다.

미국의 PC 보급률(가정 기업 포함)은 55.6%에 이르러 신규 수요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