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내가 사는 이유’, KBS2 ‘거짓말’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방송작가 노희경. 그의 방송 데뷔작 ‘엄마의 치자꽃’이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같은 제목으로 9월1일부터 서울 동숭동 학전 그린소극장 무대에서 공연된다.
96년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 방영된 ‘엄마…’는 암 선고를 받은 어머니와 딸의 갈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그렸다. TV드라마에서는 나문희와 양정아가 각각 어머니와 딸로, 이성재가 딸의 남자로 출연했다. 연극에서는 남성 출연자 없이 어머니와 두 딸이 등장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무엇보다 2개 팀으로 구성된 캐스팅이 특이하다. 강부자 조민수 송희아 등 TV에서 낯익은 연기자들이 ‘탤런트 팀’이 됐다. 다른 팀에서는 김덕주 한경미 정주란 등 연극배우들이 출연한다.
강부자는 지난해 ‘오구’ 이후 1년 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위암 판정을 받은 뒤 담담하게 남은 인생을 정리하는 어머니 윤자 역을 연기한다. 조민수는 남편과 별거하는 큰 딸 희수로, 송희아는 동성애자인 둘째 딸 지수로 등장한다. 조민수는 86년 KBS ‘TV문학관-불’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뒤 15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선다.
각색과 연출을 담당한 김현탁은 “96년 펑펑 울면서 드라마를 본 뒤 오랫동안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면서 “시간과 공간에서 제약이 많은 연극이라는 점을 감안해 세 주인공의 섬세한 심리 묘사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원작자인 노희경과 강부자 조민수의 소감을 들었다.
▽노희경〓95년 ‘세리와 수지’가 방송사 공모에 당선됐지만 방영은 ‘엄마의 치자꽃’이 먼저였다. 개인적으로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탓에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드라마가 아닌 연극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해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강부자〓노희경이란 작가의 이름과 작품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극중 세 모녀의 사랑 방식이 다르다. 50대의 어머니 윤자는 남편이 12년 전 가족을 버리고 떠났지만 매일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는 인물이다. TV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은 적이 없어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민수〓‘딸이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엄마를 닮는다고 하지 않는가. 희수가 바로 그런 딸이다.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여서 부담이 많다. 관객들이 세 여성의 삶을 지켜보면서 자신은 누구와 닮았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공연안내
#10월28일까지 후4시반 7시반(월요일 공연없슴)
#학전 그린소극장
#1만5000~2만5000원 -20-742-8454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