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훈련 계획을 상세히 세울 필요가 없잖아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전지훈련중인 삼성 썬더스 김동광 감독(50)은 요즘 선수들이 예뻐서 죽겠다는 표정이다.
공식 훈련 일정이래야 오전에 1시간 정도 몸을 푼 뒤 오후에는 연습경기를 갖는 것으로 나머지는 모두 자유시간.
하지만 저녁식사를 마치고 1시간 가량 지나면 선수들은 어김없이 코트에 다시 모인다. 훈련을 지도할 감독이나 코치는 없지만 사실상의 진짜 훈련이 시작되는 것. 용병이 합류하지 않은 탓에 연습경기 내내 골밑을 책임져야 할 박상관이나 이창수는 역할을 바꿔가며 골밑 자리싸움에 여념이 없고 주희정과 김희선은 드리블에 이은 슛연습에 이내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운동이라면 지긋지긋하게 생각할 선수들이 주어진 자유시간조차 마다한 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열중하는 것은 운동 외에는 시간을 때울 대안이 없기 때문. 삼성이 전지훈련중인 미국농구아카데미(UABA) 캠프는 인근 도시 중 가장 가까운 유진에서도 1시간30분이나 걸리는 로키산맥 속 외딴 숲속에 위치한 곳. 농구훈련을 위한 시설은 완벽하지만 유흥시설 등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결국 방에서 빈둥거리다 지친 선수들이 찾은 유일한 소일거리는 바로 연습.
평소 연습벌레로 소문난 주희정은 “이런 기회에 농구의 재미를 새롭게 느낀다”며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싫지 않은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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