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Popera)라는 단어는 팝(Pop) 과 오페라(Opera)를 결합한 신조어로 1997년 ‘워싱턴포스트’지가 처음 사용했다. 팝페라는 당초 오페라 아리아를 팝 스타일로 편곡해 부르는 작업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최근 팝페라는 단순히 팝과 오페라의 중간형태를 벗어나 독자적인 하나의 장르로 정착하였다. 아예 팝페라를 전문으로 하는 가수들도 등장했다. 팝페라는 기존의 오페라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마치 새로운 노래를 듣는 것 같다. 정통 오페라 팬이라면 오페라에 대한 모독이라고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페라 창법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팝페라는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아리아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노래였나 하고 깜짝 놀랄 정도다.
최근 내한한 영국의 팝페라 가수 이지의 음반 ‘아스콜타’(EMI)에는 ‘남 몰래 흘리는 눈물’ ‘주인님 들으소서’와 같은 오페라 아리아들과 몬테베르디의 합창곡, 스코틀랜드 민요인 ‘빨간 장미 같은 내 사랑’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같은 다양함이 팝페라의 매력이다. 이지의 노래는 풍성하고 여유롭지만 동시에 자유롭다.
‘팝 클래식’(소니)이라는 신보를 내놓은 에르칸 아키 역시 클래식 교육을 받은 테너 가수다. ‘팝 클래식’은 영국·독일·이탈리아의 노래를 모은 음반이다. 개중에는 오페라 ‘나부코’에 나오는 합창곡 ‘날아라 내 마음, 금빛 날개를 타고’와 같이 귀에 익은 곡도 있다. 너무 감상적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듣기에 적당한 음반임에는 틀림없다.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