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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획자 박선민 "톰 크루즈 직접 만나 투자 이끌어내"

입력 | 2001-09-03 18:31:00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분 진출작인 ‘타인들’의 기획자(Producer)는 한국 여성 박선민씨(38)다.

그는 2년 전 세계적인 중국 감독 첸카이거의 ‘황제와 자객’의 기획자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 미국의 연예 주간지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제작자 10인’ 중 한 사람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가 ‘타인들’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을 알게 된 것은 5년 전. 96년 아메나바르 감독이 만든 ‘떼시스’를 본 뒤 그의 재능에 반해 꼭 함께 일해보고 싶었다는 것.

“원래 ‘타인들’은 아메나바르 감독이 스페인어로 시나리오를 썼지만 영어로 만드는 것이 세계 무대에서 유리할 것 같아 감독을 설득했어요.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아메나바르 감독도 2년 간 영어를 배워야 했지요.”

영어로 된 시나리오를 들고 톰 크루즈를 직접 만나 이 영화에 투자를 이끌어낸 것도 박씨의 솜씨. ‘타인들’은 미국 시장에서 개봉 3주만에 5000만 달러(약 750억 원)을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타인들’의 성공 뒤 그와 3명의 기획자, 감독에게 들어온 영화 제의만 70 편이 넘는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간 박씨는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에서 정치학을, 콜럼비아 대학원에서 ‘아시아 지역학’을 전공했다. 17세 때 아르바이트 삼아 시나리오를 읽고 내용에 대해 평을 해주며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현재 영화제작사인 ‘맥스 미디어’의 대표로 있다.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