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최저수준인 콜금리를 추가 인하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현재로선 현재 수준(연 4.5%)을 유지한다는 것이 대세. 그러나 경기가 나쁘다고 판단한 정부의 ‘압력’이 적지 않아 막판 뒤집기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통위원들은 현 수준 유지에 의견이 기울어져 있다. “8월에 0.25%포인트를 내린 것은 정부가 재정을 확대한다고 약속해 정책조화(policy mix)를 통한 효과 극대화를 위한 것이었으나 이제는 금리를 내릴 명분과 실리가 없다”(A금통위원)는 것이다. 또 “6, 7월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8월에 전월보다 0.5%나 오르는 등 물가안정 기조가 불안해지고 있는 것도 금리 추가인하에 걸림돌”(B금통위원)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경기가 6월부터 급격히 식고 있다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산업생산은 6월 2.8% 감소한 데 이어 7월에는 감소폭이 5.9%로 확대됐다. 이는 외환위기 위기 직후인 98년 10월(-8.8%)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게다가 8월 중 수출도 전년동기보다 19.4%나 줄어들었다.
3일 국회에서 추경예산안이 통과돼 재정에서 5조5000억원이 풀리면 경기급랭을 어느 정도 늦추겠지만 미국 일본 독일등 선진국 경제도 여전히 침체국면이어서 경기회복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콜금리 추가인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번에는 재정확대가 임박한 만큼 또 한번 ‘폴리시 믹스’를 강조할 경우 추가인하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인하는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이동과 이자생활자들의 소득감소 등 부작용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현행 유지로 마음을 굳힌 금통위원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통위원은 “금리를 낮춰 경기활성화를 도모하는 것보다 너무 낮은 금리 때문에 금리생활자의 생활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번에는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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