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는 것과 관련, “나도 하루라도 빨리 현안을 원만히 해결하고 싶다”면서도 “한국의 국민감정이나 여론을 볼 때 일본 정부가 먼저 교과서문제나 야스쿠니(靖國)신사 문제 등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아사히신문사 하코시마 신이치(箱島信一) 사장과 아키야마 고타로(秋山耿太郞) 도쿄본사 편집국장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김 대통령은 “지금이야말로 뜻있는 사람들이 잘하지 않으면 안 될 때다. 잘못하면 후회해도 때가 늦을 수가 있다”고 말해 일본 정부측의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김 대통령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집필한 교과서의 채택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 데 대해서는 “대다수 일본인의 양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양식 있는 여론과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일본을 움직이는 정치에 대해서는 아직도 걱정하는 심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재임 중 남북관계와 한일관계는 반드시 우호와 평화의 기초를 굳혀놓고 물러나겠다는 초심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측이 대화재개를 제의해온 데 대해 “중단됐던 장관급회담과 적십자회담 등이 재개될 것 같다”면서 “대화 분위기가 조금씩 조성되리라고 생각하지만 낙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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