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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16세 바이올린 신동 이유라, 21일 고국서 첫공연

입력 | 2001-09-04 18:37:00


‘연습은 지독하게 하지만, 쉴 때는 곰돌이 인형도 껴안고 놀고 순정만화도 보며 팝송도 듣는다.’

음악신동들에게 평소 생활을 물으면 보통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데 올해 열여섯 살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는 다르다. 좋아하는 작곡가는 바그너와 쇼스타코비치. (보통 30대 남자들이 좋아하는, 중후 장대한 음악들의 작곡자다) 취미는 하키.

이유라. 그가 고국에서의 첫 대형 무대를 갖는다. 21일 오후 8시 LG아트홀. 지난해 12월 금호리사이틀홀에서 100여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첫 ‘인사’를 한 지 아홉 달 만이다.

올해 열여섯 살. 서울 생. 아홉 살 때 줄리어드 예비학교 입학. 장영주 미도리 요요마 등이 속한 공연기획사 ‘ICM’에 열 살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전속계약. ‘타임’지와 ‘데이빗 레터맨 쇼’ 등에서 천재로 소개. 워싱턴 내셔널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필하모니 등 미국 정상 악단과 연속협연…. 이유라를 수놓는 이력은 남다르다. ‘세계적 음반계 불황이 없었다면….’ 그의 위상은 90년대 초에 출현한 어떤 신동보다 놀라왔을지 모른다.

‘확실한 활긋기(運弓) 와 고른 조약돌이 쏟아지는 듯 날렵한 왼손놀림(運指)으로 그는 지극히 절제된, 강력한 소리의 세계를 빚어낸다. 군더더기 없이 탄탄한 힘과 집중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신세대 연주가들 보다 20세기 중반 거장들에 가깝다.’ 기자는 지난해 12월 연주회 리뷰에서 그렇게 적었다. 그 감상은 지금도 유효하다.

하이페츠의 기교와 오이스트라흐의 따스함을 겸비하고 싶다는, 반짝하는 연주가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발전해 마침내 인류의 가슴에 남고 싶다는 ‘엄청난’ 꿈을 말하는 작은 거장 이유라.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베토벤 소나타 ‘크로이처’, 슈니트케 ‘파가니니’, 왁스만 ‘카르멘 판타지’ 등을 선보인다. 역시 파워풀한 ‘남성의 레퍼토리’ 들이다. 그가 어떻게 힘을 뿜어낼까. 그 현장에 있고 싶다. 1만∼3만원. 02-2005-0114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