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권거래소가 다음달 4일부터 국내 5대 상장기업 개별주식의 선물과 옵션상품을 일방적으로 거래시키지만 예상되는 불공정매매에 대한 한국과 홍콩간의 공조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국내 시장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증권거래소 송명훈부이사장보는 4일 “홍콩거래소가 국내 개별주식의 선물과 옵션상품 거래와 관련해 불공정매매 방지책에 대한 협조를 아직 요청해오지 않았다”며 “증권거래소가 먼저 홍콩측에 공조를 하자고 제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만약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국내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가격을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조종한다면 증권거래소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한국전력 한국통신 국민은행 등 5개 종목의 현물가격은 물론 코스피200지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꼬리(파생상품)가 몸통(현물상품)을 흔드는’ 선물·옵션시장의 특성상 한국과 홍콩의 양시장을 무대로 벌이는 작전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할 경우 그 피해는 국내시장과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증권거래소측은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상품 거래를 홍콩거래소에 선점당한 이상 최선의 대책은 하루 빨리 국내 시장에서도 같은 상품을 도입하는 것 뿐이라는 내부입장만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증권거래소는 몇 년전에도 증권거래소에는 알리지 않은 채 국내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 파생상품을 개발해 거래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거래소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증권정보를 제공받는 외국매체를 통해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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