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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HP-컴팩 합병…IT업계 "불황탈출 청신호"

입력 | 2001-09-04 19:16:00


미국의 휴렛팩커드(HP)가 컴팩을 합병, 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PC 기업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47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HP는 3일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400억달러 매출의 컴팩을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4일(한국 시간) 이를 공식 발표했다.

PC 부문에서 각각 세계 2, 3위를 달려온 두 기업은 합병을 통해 서버와 PC, 이미징과 프린팅 분야를 망라한 세계 1위 업체로 발돔움하게 됐다.

통합 회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이, 사장은 마이클 카펠라스 컴팩 회장이 맡는다. 피오리나 HP 회장은 “상호 보완적인 조직과 제품군이 결합된 결정적 조치”라고 말했다.

▽PC시장 침체의 돌파구?〓이번 합병은 과잉투자 공급과다로 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 정보기술(IT)산업에 일단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HP는 계측기 프린터 서버에, 컴팩은 PC에 강해 양사 합병의 시너지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컴팩이 HP가 판매하지 않는 노트북 PDA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마케팅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의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90년대 매년 15%이상씩 이뤄진 IT투자가 설비공급 과잉을 초래했다”며 “이번 합병은 PC업계에서 예견된 것이며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PC가격 인하 경쟁이 촉발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대우증권의 김태홍 연구원은 “HP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경우 무리한 PC가격 인하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PC시장이 HP-컴팩과 델의 대결 구도로 비화될 경우 가격 인하 경쟁이 불붙고 부품업체들에까지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국내 최대의 PC메이커인 삼성전자는 아시아지역 진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진출에서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 반면 지난해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HP에 전체 데스크톱PC 생산물량의 35%인 180만대를 공급했던 삼보컴퓨터는 해외 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