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속담은 현대 축구에서는 어림도 없는 말이라는데…"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2002년 월드컵 예선, 축구 명가들이 하나 둘씩 무너져가고 있다.
지난 2일 월드컵 유럽예선 독일과 잉글랜드의 경기.
역사적으로 앙숙 관계이면서 동시에 유럽 축구의 라이벌인 두 팀의 경기는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축구신동 오웬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독일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잉글랜드가 5-1의 대승을 거두었다.
앞으로 남은 잉글랜드의 잔여 경기는 2경기, 독일은 1경기인데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했을 때 두 팀의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많이 앞서고 있는 잉글랜드가 조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이 거의 굳어진 상태.
전차군단으로 불리며 월드컵에서만 3차례의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하며 유럽 축구 최강으로 군림해왔던 독일로서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겨우 본선 행 티켓을 얻을 수 있는 처참한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런 독일도 네덜란드에 비하면 행복한 입장.
네덜란드 역시 월드컵에서 2회의 준우승을 거둔 바 있는 강팀으로 팀 구성원으로만 따지면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팀.
네덜란드는 2일 벌어진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90분 동안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후반 상대의 기습적인 역습에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로써 4승 2무 2패가 되어버린 네덜란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려워졌다.
그럼 이번 이변은 유럽에만 국한된 것일까?
유럽과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남미도 예외는 아니다.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4회 우승의 기록을 갖고 있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도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본선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현재 남미 예선 4위를 달리고 있는 브라질은 9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패할 경우 5위권 밖으로 밀려나갈 공산이 크고 4.5장의 티켓이 걸린 남미에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몇 년간이나 지켜왔던 FIFA랭킹 1위 자리를 프랑스에게 넘겨준 브라질이 월드컵 본선 진출마저 실패하게 된다면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태가 될 전망이다.
월드컵에서 새로운 얼굴들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브라질, 독일, 네덜란드 등 최근까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주도해왔던 나라들의 모습을 월드컵에서 보지 못하게 된다면 지구촌 축구팬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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