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전문회사 지앤지(G&G)회장 이용호(李容湖·43)씨의 금융비리를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유창종·柳昌宗 검사장)는 5일 이씨에게서 보물선 발굴사업 추진 정보를 제공받아 154억원의 주식 매매차익을 얻은 D신용금고 회장 김모씨를 출국금지시켰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올 1월 이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삼애인더스가 전남 진도군 죽도 바다 밑에 가라앉은 금괴운반선의 인양 사업을 추진한다는 정보를 이씨에게서 넘겨받은 뒤 삼애인더스의 전환사채 300만달러어치를 주식으로 전환, 2월15일 보물선 인양사업이 공식 발표된 직후 주식을 팔아 154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했다는 것.
김씨가 이씨에게서 보물선 관련 정보를 얻을 당시 5300원대였던 삼애인더스의 주가는 보물선 사업 발표 직후 1만7500원까지 올랐다.
검찰은 이씨가 삼애인더스 외에 KEP전자와 인터피온 등 다른 계열사의 주가조작에도 개입한 혐의에 대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이씨의 ‘작전’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토대로 이씨가 2, 3개 기업체를 인수한 뒤 작전세력을 동원해 주가를 조작한 경위와 시세차익 규모를 조사중이다.
이씨는 이에 대해 “새 금융기법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했을 뿐이며 횡령한 돈도 대부분 회사를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D금고측은 “김씨는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으며 이씨에게도 돈을 대출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의 구속영장에는 김씨가 D금고의 회장으로 명시돼 있다.
검찰은 이씨의 자금이 정치권이나 폭력조직과도 연계돼 있다는 첩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통해 이씨의 기업인수 자금 등의 출처 등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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