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덱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폴란드인으로 청년 때 축구선수로 활동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도자의 길을 걸었던 교황도 축구를 즐겼을 정도로 폴란드에서 축구는 인기 스포츠. 그만큼 폴란드의 축구열기는 대단하다.그러나 열기 만큼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는 한 때 반짝했을 뿐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1938년 프랑스월드컵에 첫 출전했던 폴란드는 이후 36년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다 74년 독일월드컵에 출전해 3위에 올랐고 이후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부터 86년 멕시코월드컵까지 3회 연속 진출, 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는 3위에 오르는 등 절정기를 누렸다.
이후 80년대 후반 극심한 사회혼란을 겪는 와중에 축구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86년 이후 월드컵 본선무대에 단 한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최근 사회 경제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폴란드는 축구 유망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과거의 전통을 되찾아 가고 있다.
폴란드축구대표팀의 ‘거미 손’ GK 에지 두덱(28·잉글랜드 리버풀).
유럽 최고의 골키퍼 중 한명인 그는 뛰어난 방어력으로 폴란드축구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수호신’이다.
두덱이 골문을 지킨 폴란드는 2002년 월드컵 유럽예선 5조에서 무패(6승2무) 행진을 하며 유럽 51개국 중 가장 먼저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폴란드가 노르웨이 웨일스 우크라이나 등 강호들을 상대로 단 6골만을 실점하며 16년만의 월드컵 진출을 이룬 배경에는 두덱의 철벽 수비력이 뒷받침됐다. 폴란드는 두덱이 부상으로 결장한 노르웨이전에서 2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곤 뒤덱이 골문을 지킨 7경기에서는 단 4골만을 빼앗겨 한경기 당 0.57실점의 철통수비력을 보인 것.
두덱은 폴란드축구계에서는 ‘신데렐라’로 불린다. 폴란드 프로축구의 3부리그팀인 콘코리디아 출신인 그는 96년 네덜란드 전지훈련 때 네덜란드의 명문클럽인 페예누르트팀 관계자의 눈에 띄여 졸지에 거액에 스카우트됐고 이후 유럽프로무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1m85의 두덱은 골키퍼로서는 비교적 단신이지만 순발력과 판단력이 뛰어나 왠만한 슈팅이나 공격 전술로는 그가 지키는 골문을 뚫기가 힘들다.
98년 2월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데뷔전을 치른 두덱은 골키퍼로서는 아직 젊은 나이인에다 한창 기량과 노련미가 늘어가고 있는 중. 두덱은 지난주 마이클 오언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의 명문클럽 리버풀팀과 이적 계약을 마쳤다.
두덱이 최후방을 지키고 있는 폴란드는 2002월드컵에서 16년만의 화려한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
stt77@donga.com
●두덱은 누구?.
△이름〓에지 두덱
△생년월일〓1973년 3월23일
△출생지〓폴란드 리브닉
△프로 경력〓콘코르디아-크누로우-소콜 티치(이상 폴란드)-폐예누르트(네덜란드)-리버풀(잉글랜드)
△국가대표 데뷔〓1998년 2월 이스라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