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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반도체 경기 바닥 찍었다"

입력 | 2001-09-05 19:23:00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컴퓨터 재고물량이 꽤 줄어든 데다 새로운 전략 상품 판매로 컴퓨터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것. 또 일본 반도체업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함에 따라 세계 반도체시장의 물량 부담이 줄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반도체 재고 줄고 구조조정 박차〓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4일(현지 시간) 반도체 재고 조정이 3·4분기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IA의 조지 스캘리스 대표는 7월 반도체 판매 실적을 발표하면서 “2·4분기에 재고 정리가 급속도로 진행된데다 반도체 주문도 개선되는 추세이므로 곧 재고 정리가 끝나고 반도체 산업이 성장세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다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도시바 NEC 히타치 윈본드 등 주요 D램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세계 D램의 생산물량이 5%가량 줄어들었다.

세계 6위 D램 메이커인 일본 도시바는 메모리사업을 아예 포기하기로 했다. NEC는 2004년 D램에서 완전 손을 떼기로 하고 스코틀랜드 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중국 반도체 투자를 동결했다. 후지쓰는 미국 오리건주 그레셤공장에서 감산했다. 하이닉스도 미국 유진공장의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컴퓨터업계의 청신호〓세계 최대의 컴퓨터 마더보드 생산 수출국인 대만의 지난달 마더보드 출하량이 7월보다 10%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요는 마더보드 수요에 한 달 정도 후행하기 때문에 9월부터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발표된 휴렛팩커드(HP)와 컴팩의 합병 발표도 반도체 업계로서는 일단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PC업체 사이 점유율 경쟁을 촉발시켜 반도체 수요가 창출되면 D램은 숨통이 트이기 때문.

여기다 인텔이 SD램을 쓰는 i845칩셋과 2기가 850칩셋을 내놓아 D램의 수요를 골고루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디지털TV 셋톱박스 휴대전화 개인휴대통신(PDA) 등이 D램 수요를 지속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가격 회복은〓D램 반도체 가격은 7월 중순 64메가와 128메가가 각각 1달러, 2달러를 깨뜨리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한 뒤 50여일동안 바닥다지기를 진행중이다. 이러는 가운데 64메가를 중심으로 반짝 거래가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D램 가격 회복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HP와 컴팩 합병의 영향이 부품산업인 반도체로 옮아가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반도체 수요가 촉발돼 가격이 움직이려면 내년 1·4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