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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세상]혀가 꼬이네!

입력 | 2001-09-06 18:23:00


여교사 L씨(33).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여섯살짜리 외아들이 요즘 들어 부쩍 돈을 우습게 아는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식이었다.

“엄마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집에 똑같은 게 있잖아. 왜 또 사?”

“에이, 500원‘밖에’ 안 하는데….”

한 번 단단히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벼르다 드디어 ‘건수’를 잡았다. 일요일인 2일 킥보드를 타고 놀이터에 갔다가 그만 잃어버리고 빈손으로 돌아온 것.

L씨, 울먹이는 아들을 보자 마음이 아팠지만 모질게 다그쳤다.

“인제 넌 친구들하고 킥보드 타고 놀 수 없게 됐어.”

“또 사주시면 안돼요?”

“그게 얼마짜린데. 10만원도 넘어.”

“내 통장에 17만원 있는데….”

L씨,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게 네가 번 돈이야? 10만원이 얼마나 큰돈인 줄 알아?”

“….”

“10만원이면 굶어죽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살릴 수 있어. TV에서 봤지? 만날 ‘배’만 마셔서 ‘물’이 불뚝 나온 어린이들 말이야.”

“???”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