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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석]"여우와 코끼리 경주"

입력 | 2001-09-07 10:08:00


"코끼리의 뒤를 쫓는 여우, 과연 여우가 코끼리를 따라 잡을 것인가?"

코끼리 김응룡 호가 멀찌감치 앞서고 있는 가운데 여우 김재박 호가 새 엔진을 달고 뒤쫓기 시작했다.

시즌 전반기만해도 삼성과 함께 선두를 달렸던 현대가 후반기에는 타선의 침체로 인해 저조한 성적을 내며 삼성과 6게임차까지 벌어져 선두 욕심을 버려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과의 2연전을 치른 현대는 다시 선두탈환을 목표로 급선회 한 것.

2연전을 통해서 승차(5.5게임)를 줄이지 못했으나 선발로 나섰던 마일영과 전준호의 구위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고 타선도 2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임창용을 상대로 홈런을 4개나 뽑아내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기 때문.

게다가 지난해 다승왕 중 한 명인 김수경과 마무리 위재영의 복귀로 마운드 컨디션이 최고조이고 올 시즌 최강 마운드라는 삼성이 갈베스의 입국 연기, 임창용의 체력 저하 등 각종 문제로 흔들리고 있는 것도 현대에게 희망을 주는 이유다.

그렇다고 현대의 선두 탈환도 그리 쉽지는 않다.

일단 삼성은 올 시즌 최강의 전력으로 꾸준히 선두를 유지해 온 팀으로 최근 마운드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워낙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고 백업요원들이 풍부하여 쉽게 자리를 내줄 팀이 아니다.

마운드에서는 프로 2년생 배영수가 자기 몫을 다하고 있고 선발에서 마무리로 변신한 아기사자 김진웅이 최고의 구위로 100% 구원에 성공하고 있는 상황.

타격도 전반기에 부진했던 마해영이 최근 5경기에서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체력문제를 보였던 이승엽도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현대의 선두탈환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남은 경기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의 전력이 최고조에 오른다고 해도 잔여 경기에서 삼성이 5할 승부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대는 8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해야만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이 가능.

예전같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모두 결정된 경우라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겠지만 4~8위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어 현대의 바람은 더더욱 어렵다.

코리안시리즈 첫 우승을 노리는 삼성과 99,2000시즌 우승 이후 3연패를 노리는 현대의 선두 경쟁은 페넌트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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