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에…사업장 4곳중 1곳 유해물질 기준치 초과▼
납과 벤젠 등 유해물질을 비롯해 분진, 소음 등이 발생하는 사업장 중 4분의 1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가 7일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작업환경 측정대상인 2만5075개 사업장 중 6440개 사업장(25.7%)이 각종 유해물질과 분진, 소음 등에서 작업환경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33개 사업장은 화학적 유해물질 노출량이 기준치의 3배를 넘었는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암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납의 경우 경기 안산시 S금속㈜의 노출량이 기준치의 36배에 이르는 등 금속제련 및 전기기구 생산업체 12곳에서 기준치의 3배가 넘는 양이 검출됐다.
또 경기 파주시 Y케미칼에서는 기준치의 6.3배인 카드뮴이, 경기 이천시 B형광등에서는 기준치의 4배인 수은이 각각 검출됐다.
이 밖에 5980개 사업장의 소음이 기준치인 8시간당 90㏈(두사람간 대화가 힘든 정도)을 넘어 ‘소음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고 590개 사업장은 분진이 기준치보다 최고 16배까지 높게 측정돼 근로자들의 폐질환이 우려됐다.
지역별로는 대구 경북이 측정 대상 기업 중 44%가 기준치를 초과해 가장 많이 적발됐고 부산 경남이 35%로 그 다음이었다.
오 의원은 “이는 사업주들이 얼마나 근로자들의 건강에 무관심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재 작업환경 측정은 해당 기업이 전문업체에 의뢰하거나 직접 실시해 노동부에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이어서 실제로는 더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영세 사업장의 경우 자금 부족으로 작업환경 개선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유해환경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은 최대 1000만원까지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작업환경이 기준치의 3배를 넘은 133개 사업장에 대해 전담 근로감독관을 배정해 개선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 검찰에 기소를 요청할 방침이다.
▼임금도 못받아…체임 작년보다 37%나 늘어나▼
8월말 현재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는 총 4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여명)보다 36.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7일 임금 체불 현황을 공개하고 추석(10월1일) 전까지 체임을 청산할 수 있도록 집중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임금 체불액은 총 16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3억원)에 비해 26.8% 늘었고 체불 사업체는 총 1128곳으로 지난해(1067곳)보다 5.7% 증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호전됐던 임금 체불 현황이 올 들어 경제난으로 다시 나빠지고 있다”며 “체불 액수는 대우자동차(270억원)가 가장 많고 법정관리중인 ㈜우방(52억원), ㈜청구(31억원) 등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정부가 발주한 공사 및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2개월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500만원 한도 내에서 생계비를 대출하고 △업체가 도산해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는 3개월분 임금 및 3년분 퇴직금을 1인당 1020만원 한도 내에서 우선 지급키로 했다.
또 검찰과 협조해 추석 전에 체임을 청산하는 사업주에게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되 도주하거나 청산 노력을 보이지 않는 사업주는 구속 수사토록 할 방침이다.
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