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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베니스영화제 폐막 황금사자상에 '몬순 웨딩'

입력 | 2001-09-09 18:30:00


8일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막을 내린 제5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인도의 여성감독 미라 네어의 ‘몬순 웨딩’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의 ‘더 서클’(2000년), 중국 장이모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1999년)에 이어 3년째 아시아권의 영화가 황금사자상의 영광을 차지한 것.

올해 신설된 또다른 경쟁 부문인 ‘현재의 영화’의 최고상인 ‘올해의 사자상’은 프랑스 로랑 캉테 감독의 ‘시간의 이용’에게 돌아갔다. 최우수 감독상은 ‘비밀 투표’를 연출한 이란의 바바크 파야미가 수상했다.

‘몬순 웨딩’은 인도 뉴델리에 사는 어느 부유층 가정에서 결혼식을 나흘 앞두고 벌어지는가족간의 갈등과 화해를 경쾌한 터치로 그린 코미디. 화려한 색채의 영상과 음악 등이 돋보이는 전형적인 인도 영화다. 핸드 헬드(들고찍기)기법을 이용해 한달 만에 촬영했다. 베니스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아 유력한 수상 후보작으로 꼽혀왔던 작품. 감독인 미라 네어는 장편 데뷔작인 ‘살람 붐베이’가 8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영화상 후보에 오르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올해의 사자상’ 수상작인 ‘시간의 이용’은 다정한 아내와 세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 실직한 이후 가족들에게 ‘새 직장을 다닌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시작된 ‘이중생활’을 그린 영화다.

마지막까지 ‘몬순 웨딩’과 함께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최우수 감독상 수상작 ‘비밀 투표’는 이란의 어느 섬에 투표를 받으러 다니는 여성 선거관리원과 이를 안내하는 군인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다.

이밖에 심사위원대상은 오스트리아 울리히 세이감독의 ‘훈드스테이지’가 차지했다. 최우수 남녀주연상은 이탈리아 영화인 ‘내 눈속의 빛’에서 열연한 루이기 로 카스치오와 산드라 체카렐리가 수상했다. 폐막작으로는 조니 뎁 주연의 ‘지옥으로부터’가 상영됐다. 한편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김기덕감독의 ‘수취인불명’과 송일곤감독의 ‘꽃섬’, 그리고 단편 부문에 초청된 권일순감독의 ‘숨바꼭질’과 홍두현감독의 ‘노을소리’등 한국 영화 4편은 상을 받지 못했다.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