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현 7단(26)이 생애 두번째로 타이틀 도전에 나섰다. 윤 7단은 4일 열린 6기 천원전 준결승에서 김승준 7단을 불계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 박영훈 2단과 5번기를 두게 됐다.
윤 7단은 이창호 9단, 최명훈 8단 등 바둑 신동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75년생.
윤 7단은 10대 시절 이 9단 만큼은 못했어도 동년배 기사들보다 훨씬 빠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93년 18세 때 패왕전 도전권을 따내 조훈현 9단과 5번기를 가졌다. 지금으로 치면 이세돌 3단의 돌풍에 버금가는 사건이었다. 물론 당시 1대3으로 패했지만 2국은 다 이긴 바둑을 아깝게 놓치는 등 바둑 내용이 매우 좋았다.
비슷한 연령의 신예 중 김승준(28) 7단이 94년 국기전에서, 최 8단이 96년에야 명인전과 기성전에서 도전권을 따낸 것을 감안하면 당시 신예들 가운데 가장 잘나가는 기사였다.
하지만 97년 군 입대로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그의 기세도 한풀 수그러들었다. 제대후 다시 좋은 성적을 내긴 했지만 정상권에서 한발 물러난 듯한 느낌이다.
지난해 성적은 45승 12패로 다승 10위, 승률 3위(78%). 올해도 25승 8패(75.7%)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결승 상대인 박 2단은 요즘 잘 나간다는 85년생 트리오(최철한 원성진)중 한명이다.
“이길 자신은 있죠. 머리가 따라줄진 의문이지만.”
말하는 품새가 유쾌하고 서글서글하다. 검토할 때도 항상 좌중을 이끌어 나가는 스타일.
그러나 바둑판 앞에서는 좀 다르다. 윤 7단은 기사 중 손에 꼽히는 장고파. 다른 기사들이 지긋지긋해 할 정도로 어느 대국이나 초읽기에 몰린다. 그만큼 바둑 한판 한판에 들이는 정성이 남다르다.
“아직 승부를 포기하긴 이른 것 같아요. 남들보다 조금 뒤처진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노력하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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