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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서울시 심야전용버스 23일 첫 시동

입력 | 2001-09-09 18:48:00


서울에 밤에만 운행되는 심야전용버스가 23일 국내 처음 도입된다.

서울시는 낮 시간대 버스노선과 관계 없이 야간 승객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오후 11시반부터 오전 2시반까지 16인승 이상의 중소형 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택시요금 인상 이후에도 야간에 승차거부 부당요금 등 택시의 불법행위가 지속되고 있고 택시 서비스의 질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우선 야간에 교통수요가 많은 것으로 조사된 무교동∼상계동, 광화문∼면목동, 강남역∼천호동, 동대문∼강남역, 신촌로터리∼양천구청 등 5개 노선(그림 참조)에 대해 운송사업자의 참여 신청을 받기로 했다.

서울시는 우선 10일 밤부터 22일까지 강남역∼천호동, 시청∼상계동 등 2개 노선에 시청버스 4대를 투입해 무료로 시범 운행을 하기로 했다.

심야전용버스는 20여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요금은 현행 좌석버스와 같이 1300원이다. 자정 이후에 일반요금의 10% 정도를 할증한 심야요금을 도입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이 버스에는 앞에 ‘심야전용버스’라는 별도의 표지판이 붙고 버스 옆에 주요 경유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걸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5개 노선 외에 승객 수요가 많은 노선을 운송사업자가 발굴하면 최대한 이를 수용할 계획”이라며 “시내버스 마을버스 전세버스업자 등 운송사업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택시 승차난이 심각했던 △강남구(신사역 청담역 압구정역) △서초구(강남역 양재역 고속터미널 교대역) △서대문구(신촌역 이대역) △영등포구(여의도 영등포역) △종로구(종로2∼3가 대학로) △중구(명동 남대문 동대문) 등 17개 지역에도 심야전용버스 노선이 생길 전망이다.

서울시는 기존 버스노선 가운데 심야시간대 승객 수요가 많은 755번(토평동∼서울역) 129-1번(신정동∼광화문) 68번(방화동∼미도파백화점) 등 8개 버스의 노선을 조정하거나 운행시간을 연장하는 등 운송사업자에게 사업개선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의 영업시간을 확대해 대중교통 수단간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면 심야시간대에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택시의 서비스가 향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시에는 주간 버스노선과 같고 시내를 기준으로 오전 1시까지 제한적으로 운행되는 심야 버스가 있어왔다.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