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사람에게 테러를 일삼는 군대에는 갈 수 없다.”
입대를 앞둔 이스라엘 고교생 62명이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정책에 항의해 병역 의무를 거부한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AFP통신이 최근 전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팔레스타인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토지 수탈, 가옥 파괴, 재판 절차를 무시한 체포와 처형, 고문 등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입대해 국제법에 어긋나는 이러한 테러 행위에 동원되는 일을 양심상 거부한다”고 밝혔다.
18세 이상의 이스라엘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의 의무 복무를 해야한다. 예비군은 40세 까지이며 매년 한달간 소집훈련을 받는다. 이스라엘 병역법은 개인의 신념에 따라 군 복무를 거부한 경우 28일 이상 실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한 평화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팔레스타인과 유혈충돌이 빚어진 이후 병역 의무를 거부하다 수감된 사람은 22명.
학생들은 이 편지에서 “다른 모든 병역 소집자와 예비군도 팔레스타인 사람에 대한 억압행위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교생들의 병역 거부 선언은 ‘팔레스타인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이며 인종차별 정책이 아니다’고 주장해온 이스라엘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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