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이 과열되면서 심지어 감정가보다 훨씬 더 주고 낙찰받는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낙찰가는 감정가의 80%는 돼야 수익이 있다. 그러나 나는 80% 가격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가격을 너무 낮게 쓰는 바람에 수십번 참여해도 한번 낙찰을 받을까 말까 하다. 그러나 결코 조급해 하지 않는다. 반드시 낙찰을 받아야만 하는 무슨 역사적 사명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부동산 투자는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라는 자세로 해야 수익이 많다(그러나 주식투자에서는 그런 자세를 가지면 절대로 안 된다).
요즘처럼 경쟁이 심하다면 경매 재테크는 한물간 것일까? 나는 경쟁을 피할 궁리만 한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 물건들을 눈여겨 보는데 다른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하지 않아 가격이 싸며 문제만 해결하면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서울 강남에서 지은 지 2년된 빌라트가 경매시장에 나왔는데 대지와 건물에 대해 모두 저당이 잡혀있었으나 대지에 대한 저당권 문제만큼은 낙찰자가 해결해야 하는 특별매각조건이 붙어있었다. 결국 대지권 없이 건물 소유권만 갖게 되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런 집은 재산권행사에 지장이 있어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입찰에 참여하여 감정가의 반값에 낙찰받았다. 지은 지 2년된 건물을 재건축할 리는 없으므로 대지 저당권자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은 내게 땅을 팔거나 그 대지권을 경매처분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 이외에는 앞으로 수십년간 그 대지권을 살 사람이 거의 없다. 협상의 칼자루가 내게 있다는 말이다. 나는 협상이 이루어지건 말건 임대료를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면 그만이다.
요즘 경쟁이 심한 분야는 주거용 물건들이다. 불경기이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상가나 공장은 어떨까? 몇년 후 경기가 좋아지면 가격상승이 크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나는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공장물건들을 인터넷에서 살펴보았고 지난달 말 용인의 공장 하나를 감정가 57%에 낙찰 받았다. 여러 경매컨설팅 회사들에서도 광고를 낸 물건이어서인지 다른 입찰자들이 있었지만 나의 입찰가가 1% 더 높았다.
물론 풀어야 할 문제가 있었다. 경매에서 제외된 건물이 같은 대지 위에 있다는 것인데 감정가 200만원도 안 되는 4평짜리 화장실이다. 이 정도는 골칫거리도 안 된다. 적정가로 내가 구입하거나, 상대가 비싸게 팔려고 하면 구입을 거부하고 대지사용료를 내라고 하면 된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돈이 돈을 버는구나”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말라.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 지식이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먼저 지식을 쌓고 사람들이 지식부족으로 입찰을 꺼리는 경쟁이 약한 물건을 찾아라.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라는 정신을 가져라. 안달하거나 부화뇌동하면 꼼짝없이 돈을 날리게 된다.
(‘세이노의 돈과 인생’ 연재를 끝냅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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