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는 12일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을 일단 연기하고 임시회의를 열어 미국의 동시다발 테러사태에 대한 군 당국의 대책을 보고받았다.
당초 이날 회의는 합참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리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우리 군의 테러공격 대비태세를 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따라 군사비밀 사안인 ‘군의 대(對)테러 대책’ 보고를 제외하고는 공개로 진행됐다.
의원들은 “정규전에 대비한 전력 못지 않게 다양한 대테러 대비 전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공항과 청와대, 정부청사 등 국가 주요시설이 밀집해있는 수도권의 방공태세 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과 같이 비행금지구역에 들어와 목표지점에 돌진해 자폭하는 양상의 테러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고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강삼재(姜三載) 의원은 “가상현실로 여겼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 만큼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는 작전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강창성(姜昌成) 의원은 “미국 본토 테러에 이어 미국과 가장 가까운 혈맹인 한국까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은 “한국은 50년간 북한과 대치중인 상태여서 외국에 비해 훨씬 강력한 방공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부터 1년반 동안 전문 연구인력을 투입해 전반적 개선안을 완성해놓은 상태”라고 보고했다.
조 의장은 다만 “이번에 ‘상식의 허’를 찌르는 일이 일어난 만큼 전반적인 대책을 재검토해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여당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남북 및 북-미 대화 경색을 우려하며 군사적 신뢰구축 등 불신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이번 사건은 대화없이 힘의 논리만으로 밀어붙일 때 엄청난 재앙을 가져온다는 교훈을 줬다”며 “남북간에 군사적 차원에서도 다각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의 불신과 오해를 제거함으로써 이런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향후 대테러 부대의 증강 및 대공 감시망 확충, 주한미군 안전대책 강화 등의 필요성에 대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며 군의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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