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부장이 들려주는 와인강의.’
한국에서도 출판돼 인기를 모았던 만화 ‘시마과장’의 후속편인 ‘시마부장’. 극 중에서 시마는 대기업 전자회사에서 일하다 1년간 와인을 수입하는 계열사로 파견된다. 시마가 와인에 정통한 외국인들을 만나 익히게 되는 ‘와인 체험담’을 따로 모아, 약간의 설명을 곁들여 지난해 말 출간한 것이 ‘와인입문’이다.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에서 올 상반기 음식관련서적부문 베스트셀러로 올랐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달 말쯤 ‘한 손에 잡히는 와인(구켄)’이란 제목으로 번역돼 소개될 예정이다.
책을 쓴 히로카네 겐시(弘兼憲史·54)는 와세다대 법학부 재학시절부터 약 35년간 와인 맛 음미하기를 취미생활로 삼았다고 한다. 그는 10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가볍고 단 맛’도 좋고, ‘무겁고 시큼한 맛’도 좋다. 와인을 배울 때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아 내 정을 붙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히로카네씨가 극중 ‘시마부장’을 통해 전달하는, ‘국제감각을 지닌 샐러리맨’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와인 상식에 대해 알아보자.
▽4가지 포인트를 숙지한다〓복잡한 라벨을 보고 위축되지 말자. 와인의 개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포도의 품종(샤르도네, 쇼비뇽블랑 등), 생산지(보르도, 부르고뉴 등), 빈티지(포도의 수확 연도), 양조자(라벨 맨 밑에 적혀 있다) 등 4가지다.
▽와인의 맛이 좋은 연도는〓포도를 수확한 해의 기후가 좋으면 고당도의 진한 맛을, 그렇지 않으면 시고 엷은 맛을 느끼게 된다. 82, 86, 90년 보르도산 레드와인, 88, 90년 부르고뉴산 레드와인, 89년 부르고뉴산 화이트와인이 ‘맛이 좋은 연도’로 유명하다.
▽튤립모양의 잔을 선택하라〓튤립형은 글라스 안에 와인의 향기를 가득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와인의 독특한 향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육류나 생선 등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는 냅킨으로 입을 닦고 마신다. 기름기가 묻으면 와인의 맛도 변한다.
▽느낀 그대로를 표현하라〓수사법(修辭法)에도 신경을 쓰자. 향기로는 ‘과일향’ ‘꽃향기’, 맛으로는 ‘가볍다’ ‘무겁다’ ‘두툼하다’ ‘진하다’ 등을 쓴다. 숙성이 잘 되지 않은 경우라면 ‘파란 와인’ ‘젊은 와인’ 이란 말이 일반적. 전체적인 인상을 나타낼 때는 ‘위대한’ ‘기품이 있는’ ‘여성적’ ‘남성적’ 등을 쓴다.
▽초밥에 ‘와인간장’을 곁들여 보라〓질 좋은 참치회를 먹고 난 뒤에 좋은 레드와인을 마시면 치즈를 먹고 난 뒤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순한 맛이 입 속에 가득 퍼진다. 특히 냉겨자를 섞기 전 간장에 레드와인 몇방울을 떨어뜨려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레드와인도 차가워야 더 맛있다〓화이트와인만 차갑게 먹어야 좋은 것은 아니다. 레드와인의 경우 온도가 너무 낮으면 타닌의 떫은 맛이 심하게 느껴지지만, 고온에서는 알코올이 증발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15∼16도가 적당.
▽빛깔과 농도로 와인의 질을 살피자〓글라스를 비스듬히 기울여 와인 가장자리의 색을 관찰한다. 레드와인의 경우 진한 적색을 띠면 타닌과 같은 천연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화이트와인도 숙성이 될수록 빛깔이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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