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타. 코넬대 연구팀이 실리콘을 깍아 만들었다. 기타의 길이는 0.01㎜로, 적혈구 세포의 지름과 비슷하다.
가장 만들기 어려웠던 부분은 6개의 줄. 굵기는 각각 50나노미터 (1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이다. 기타의 줄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0.1㎜)의 2000분의 1이다. 100개의 원자를 포개놓으면 줄 하나의 선폭이 된다. 줄을 뜯으면 10메가㎐의 소리가 나지만 주파수가 높아 들을 수 없다.
기타는 전자빔 식각(蝕刻)기술로 만들었다. 실리콘 결정 위에 필름을 씌우고 전자빔을 쏘여 기타 모양으로 필름을 뚫었다. 그 뒤 필름이 뚫린 부분의 실리콘을 화학약품에 노출시켜 더 깎아내고, 필름을 제거하면 기타가 된다.
최근에 나온 삼성전자의 512메가D램 반도체 회로의 선폭은 0.12㎛(1㎛〓1000분의 1㎜) 즉 120나노미터이다. 이 회로는 빛을 쏘여 깎아냈다. 하지만 빛은 파장이 커서 더 이상 미세한 회로를 만들기 어렵다. 도끼로 조각을 하는 꼴이다.
하지만 ‘나노시대의 엔진’인 전자빔 식각기술을 이용하면 10나노미터까지 가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대 동국대 전자통신연구원 과학기술원이 최근 전자빔 식각장비를 도입하고 나노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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