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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기타]실크로드 종주기 '또다른 꿈을 향하여 나는 달린다'

입력 | 2001-09-14 18:35:00


또다른 꿈을 향하여 나는 달린다/ 최종열 지음/ 368쪽 9800원 청홍

탐험은 매력적이다. 책이나 TV가 전해주는 탐험은 항상 새로움과 도전의 연속이다. 탐험을 꿈꾸면 가파른 에베레스트도, 추운 북극도, 험난한 실크로드도 다 내 것이다. 하지만 실제 탐험은 어떨까.

지난해 5월 26일. 탐험가인 저자와 심상현(공무원), 이경완(용접공) 등 3명이 이탈리아 로마에 모였다. 저자는 겨울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87년), 한국인 최초 북극점 정복(91년), 세계 최초 사하라사막 도보 횡단(96년·208일간 8600㎞) 등을 성공한 베테랑이지만 나머지 2명은 아마추어 탐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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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로마를 출발해 서울 남산까지 1만6600여㎞를 141일 동안 산악용 자전거(MTB)로 횡단하는 실크로드 종주를 시작했다.

원칙은 단 하나. 자전거를 타지 않는 구간이 없을 것.

쉴새없이 몰아치는 이란 사막의 모래 폭풍, 세계 최대의 험로로 불리는 카라코롬 하이웨이에 있는 4733m의 쿤자랍패스, 섭씨 50도를 넘는 죽음의 사막 타클라마칸.

“허리는 끊어지는 듯하고 다리와 허벅지의 근육은 뭉쳐있고…인대는 찢어지는 듯 온몸이 아팠다. 모든 것이 싫어지고 그냥 이 시간이 잠시, 아니 영원히 멈추어 준다면 나는 그것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고산병, 배탈 설사, 몸살 감기, 오토바이와 부딪치는 사고로 인한 부상 등은 운행 중단의 핑계가 되지 못했다. 엉덩이에는 물집 위에 물집이 잡혀 안장에 앉을 수도 없을 정도였지만 하루 평균 200여㎞ 이상씩 페달을 밟았다. 마침내 도착한 중국 톈진(天津). 북한만 통과할 수 있었다면 자전거를 몰고 직접 인천까지 내달렸을텐데….

저자가 말하는 탐험이란 무엇일까. 그건 ‘유혹을 물리치는 것’이다. 쉬고 싶고 자고 싶고 먹고 싶고…. 전혀 꾸미지 않는 그의 글이 탐험의 묘미를 더욱 느끼게 한다.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