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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구간 북한산관통 확정안 시끌

입력 | 2001-09-14 19:55:00


경기북부 지역을 지나가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미착공 구간의 공사계획이 환경단체들이 줄기차게 반대해온 북한산 국립공원에 터널을 뚫는 방식으로 최종 확정됐다. 환경부는 훼손부분을 복원한다는 조건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쳤지만 환경단체는 여전히 강경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로공사측은 노선변경시 추가재원 마련이 힘들고 공사기간이 늘어나 막대한 손실이 우려돼 서둘러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현황〓전체 130㎞인 서울외곽순환도로 중 미개통 구간인 일산∼퇴계원 36.3㎞ 공사가 2006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구간 중 북한산 국립공원 4.6㎞가 포함되고 또 이 중 4㎞는 국립공원 내 사패산을 관통해 왕복 8차로 규모의 터널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립공원을 지나면 수락산과 불암산 등 의정부시의 허파 노릇을 하는 산에도 터널이 뚫리게 된다.

▽환경단체 반발〓환경단체들은 국립공원 사패산과 수락산 불암산에 터널을 뚫는 노선 대신 의정부시 북쪽 외곽으로 돌아가는 우회노선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패산 터널구간은 90년대 초까지 군사통제구역으로 묶여 끈끈이주걱, 산개나리, 꽃개회나무 등 희귀식물이 널리 퍼져 있어 생태가치가 높은 곳이기 때문.

터널 노선에 반대하는 2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관통도로 저지 시민연대’ 최상태 사무국장(31)은 “형식적인 환경영향 평가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공사가 강행되면 실력으로 저지하는 등 국립공원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 이중훼손 지적〓98년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곽순환도로가 지나가는 국립공원 내에 한전이 설치한 17개의 송전탑(15만4000V) 중 일부도 이번 노선 확정에 따라 이설공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당시 외곽순환도로 건설계획이 잡혀 있었는데도 국립공원 내 송전탑 건설을 강행해 결국 3년 만에 또 옮기게 돼 이중삼중의 환경파괴를 불러온다는 지적. 환경단체들은 송전탑 17개 대부분이 국립공원 안쪽으로 옮겨져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한전은 이전대상 송전탑은 3개이며 이전 위치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주장〓애초 국립공원 통과 구간이 7.6㎞였으나 훼손을 줄이기 위해 4.6㎞로 최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회노선을 채택하면 공사구간이 10㎞나 늘어나 산림훼손면적은 오히려 현재 노선보다 120만㎡가 추가로 발생하며 추가 공사비 1조원 가량과 사업지연에 따른 손실도 연간 3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빠르면 다음달 중으로 터널공사가 시작돼 2006년 외곽순환도로 전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며 일산∼퇴계원 구간에는 원당, 벽제, 송추, 의정부, 덕송 등 5개의 인터체인지가 설치된다.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