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는 미국이 벌일 보복 전쟁의 규모와 지속 기간에 따라 영향의 강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증시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상황은 속전속결에 의한 미국의 완벽한 승리. 이 경우 미국을 제외하고 지난주 미리 큰 충격을 받은 세계 각국의 증시는 곧 반등의 계기를 잡을 확률이 높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며 금융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
그러나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경제 3대 축의 증시가 전쟁 이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큰 폭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
최악의 상황은 전쟁이 장기화면서 아랍권과 미국의 대결이 본격화되는 것. 91년 걸프전처럼 사태가 한달 이상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것이 뻔하고 이는 세계 각국의 증시에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크게 오른다면 미국 및 세계 증시가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의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S&P500지수는 두달이 넘는 기간에 15.9% 하락했으며 국내 종합주가지수도 한달반 동안 내림세 끝에 17.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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