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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연]바리톤 빅3 '브라이언 터펠' 내한공연

입력 | 2001-09-18 18:37:00


테너에만 ‘빅 쓰리’ 가 있는 게 아니다. 바리톤의 세계에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는 세 거장이 있다. 미국의 토마스 햄프슨, 러시아의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영국 웨일즈의 브라이언 터펠이 그들이다.

이 중 최근 들어 가장 빛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는 브라이언 터펠. 도이치 그라머폰(DG)소속으로 슈베르트 가곡집과 헨델 아리아집 등을 연속 히트시키고 있는 그가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10월11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듬직한 체구,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터펠이 세계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12년 전. 고향 웨일즈의 카디프에서 열린 카디프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흐보로스토프스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다. ‘객관적 비교’에서 흐보로스토프스키에 밀렸지만, 1992년 그라머폰 지가 수여하는 ‘올해의 신인 성악가상’을 받고 앨범 ‘음악에’가 그라머폰 성악 부문상을 수상하는 등 그의 활동은 오히려 흐보로스토프스키를 능가한다.

기자가 즐겨 입에 올리는 ‘연인의 공식’으로 개성을 표현해보면 어떨까. 흐보로스토프스키는 ‘열정의 연인’. 불같은 사랑을 폭발시키지만 때로는 무섭게 느껴진다. 음성에는 야수의 포효와 같은 열기가 있다. 토머스 햄프슨은 ‘멋쟁이 연인’이다. 온화하고 지적이며 때로는 정열적이지만 언젠가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멀리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

이에 반해 터펠은 ‘믿음직한 연인’이다. 때로는 무뚝뚝하지만 가슴에 가만히 고개를 기대볼 만하다. 음성은 카랑카랑하고 때로 고지식한 면을 드러내지만 바위와 같이 강건한 기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의 레퍼토리는 내성적인 슈베르트에서 영웅적인 바그너까지를 망라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 무대로 나누어 각각 다른 표정의 노래를 선보일 계획. 1부에서는 ‘송어’ ‘세레나데’ 등 슈베르트 가곡을, 2부에서는 ‘두 사람의 척탄병’ ‘헌정’ 등 슈만 가곡을, 3부에서는 웨일즈 민요와 이베르의 가곡 등을 선보인다.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등의 음반에서 반주를 담당해 귀에 친숙한 말콤 마르티노가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2만∼7만원. 02-2005-0114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