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미국이 연합세력 확보를 위해 ‘경제무기’를 총동원한 압박 작전을 펴고 있다.
미국은 테러전쟁을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조, 자유무역협정 체결, 차관 공여, 지원금 확대 등의 경제지원을 늘리는 한편 방해하거나 방관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8일 보도했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8일 CNBC방송과의 회견에서 “안보전략을 보강할 수 있는 경제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힘은 군사력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력 등 총체적 기반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도 17일 “미국은 이번 공격을 감행한 테러리스트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각국 금융기관과의 공조체제를 구축해서 이들의 자금원을 추적하는 ‘금융 전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교두보를 제공할 파키스탄에 대규모 차관을 제공할 계획이며 아프가니스탄 인접국이자 미국의 공격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중국의 WTO 가입 막바지 협상을 적극 지원했다.
미국은 또 이슬람권 대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는 이번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 때 경제협력 강화라는 선물을 줄 계획이며 테러 응징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밝힌 요르단과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중이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보복공격에 협조적인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경제지원은 대부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등과의 협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제금융기구들은 경제지원을 결정할 때 정치적 중립을 중시하기 때문에 미국과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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