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후 일본에 승전한 연합국들이 일본의 점령지를 돌려주는 과정에서 독도를 한국에 귀속시키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서울대 사회학과 신용하(愼鏞廈) 교수가 최근 미국 국립문서보관서에서 찾아낸 ‘연합국의 구 일본 영토 처리에 관한 합의서’ 3항은 “한반도 본토와 그 주변의 모든 섬을 한국에 반환한다”고 밝히면서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와 함께 독도를 지칭한 ‘리앙쿠르트(Lianccourt) 암도(巖島)’를 명시했다. 이 합의문은 연합국이 1951년 9월 일본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맺기 전인 1949년 경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까지 일본이 독도 귀속권을 주장해온 근거인 샌프란시스코조약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 준다.
샌프란시스코조약은 울릉도 제주도 거문도의 한국 귀속을 명시한 반면 독도는 한국과 일본 어느 쪽에도 귀속시키지 않아 일본측은 그간 이를 근거로 “독도가 일본에 귀속됨을 연합국이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문은 비록 샌프란시스코조약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준비과정에서 연합국들이 독도의 한국 귀속을 이미 확인했음을 보여준다. 신 교수는 “이런 종류의 합의문은 통상 조약문의 해석서로 간주된다”고 밝히면서 “일본의 로비로 최종 조약문에서 독도가 빠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합의문의 내용과 지도를 20일 오전 10시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는 학술심포지엄 ‘독도영유권과 한일어업협정 개정의 방향’에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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