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을 통해 익힌 호흡법 덕분에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80대 고령의 박희선(朴禧善·82·전 서울대 공대 교수)옹이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를 정복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박옹은 15일 오후 3시(한국시간) 참선을 함께 해온 40∼60대 제자 6명과 함께 킬리만자로 정상에 올랐다. 박옹 일행은 9일 케냐에 도착해 킬리만자로 중간 기점인 미랑구(2800m) 호롬보(3290m) 등을 거쳐 6일만에 정상을 밟았다. 박옹은 “컴컴한 밤에 정상 등정에 나설 땐 산소 부족으로 숨이 끊어질 듯한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정신을 집중해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옹은 95년 76세의 나이로 히말라야의 메라피크봉(6065m)을 무산소 등정해 국제기네스협회로부터 세계 최고령 등정자로 공인받은 적이 있다.
평소 참선으로 심신을 단련해 온 박옹은 이번 등반을 위해 북한산 등지에서 ‘산타기’ 훈련을 한 것 이외에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았다.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로회원이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고문을 맡고 있는 박옹은 “앞으로 5년 뒤 6000m급 고산 등정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박옹은 “현지 가이드에게 70대 이상의 나이로 킬로만자로를 등정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들었다”면서 “이번 정상 정복으로 불가능은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박옹은 68년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중 일본인 경산 스님을 만나 참선에 입문한 이후 30여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참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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