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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소설 '두만강의 충청도…' 펴낸 중국옌볜 작가 이혜선씨

입력 | 2001-09-20 18:32:00


일제강점기에 만주로 강제 이주당한 동포들의 한 맺힌 60년사를 묘사한 실화소설이 한 조선족 여류작가에 의해 출간됐다.

중국 옌볜(延邊)작가협회 문학창작실 소속 이혜선(李惠善·45)씨는 1938년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 팅옌(亭岩)촌에 이주해 정착한 충북 보은 옥천 청원지역 80여 가구 주민들의 이주 역사와 생활상 등을 담은 ‘두만강의 충청도 아리랑-연변의 충북마을 정암촌 60년사’(도서출판 좋은날)를 펴냈다.

이 책에는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발을 디딘 동포들이 움막을 짓는 과정에서부터 소련에 약탈당한 일, 광복 뒤에도 귀국하지 못한 채 소수민족으로서 겪었던 말 못할 유민사를 생생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이씨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10여년간 정암촌을 수시로 찾아 인터뷰 등을 했다.

이들 동포는 생존을 위해 탈향(脫鄕)이라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한 것처럼 비쳤지만 사실은 일제가 만들어낸 교묘한 이주정책의 희생양이었다는 점을 이씨의 소설은 보여준다. 또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조차 ‘이방인’으로 냉대 받는 이들의 고민과 그 가운데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씨는 “이민 1세대들이 거의 사망하면서 조선족의 이주사를 알 수 있는 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조선족 동포들의 중국 정착사를 찾아 기록하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소설의 판매 수익금은 장학금과 농기계 구입 지원 등 정암촌 발전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정암촌에는 충북 3개 지역 출신 1세대와 이들의 자손 등 450여명이 살고 있다.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