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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사랑방]갓 만든 골프공이 성능도 좋다

입력 | 2001-09-21 21:19:00


골프볼이 처음 출현한 것은 15세기경. 이때의 공은 가죽 속에 새털을 넣고 둥글게 만든 이른바 ‘페더볼’이다. 19세기에 이르러 나무에서 뽑은 수액으로 만든 딱딱한 ‘구타페르카볼’이 등장한다. 볼 표면에 오목한 자국을 수없이 만드는 ‘딤플’도 이때 생겨났다. 표면에 흠집이 생긴 공이 더 많이 나가는 것을 발견한 골퍼들이 1860년대부터 아예 표면에 무수한 ‘곰보자국’을 내기로 한 것이었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하는 장점 때문에 딤플은 비거리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 1870년대 이르러 기계제작을 통한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 고무실을 내부에 감은 와운드 볼이 나오는 것은 1890년. 미국의 한 치과의사가 구타페르카볼에 고무실을 감고 다시 그 위에 구타페르카를 덧씌운 것이 유래가 되었다. 1910년대 들어 던롭에서 근대 볼의 시초라 할 만한 공을 생산했다. 1931년 미국골프협회가 지름 42.67mm, 중량 45.93g으로 볼을 규제하면서 스몰볼 대신 라지볼이 공식구로 쓰이기 시작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이 볼을 생산해 왔지만 최근 영국은 생산을 포기했다. 다른 제품과는 달리 외주를 주거나 해외 공장을 세우는 일이 적어 높은 임금을 감수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점에서 골프공은 생선과 비슷하다. 23℃에서 밀폐 보관하면 1년 정도는 괜찮지만 물에서 건진 볼이나 사용한 재생볼은 기능이 뚝 떨어진다. 탄성이 줄어 거리나 스핀량이 적어진다. 그러니 좋은 볼을 선물 받으면 집안에 묻어 둘 일이 아니다. 공이 생명력을 잃기 전 얼른 그린에 올려놓고 아낌없이 때려대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