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접하기 힘든 캐나다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주한 캐나다대사관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부산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캐나다 애니메이션 영화제’가 25∼28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1층에서 열린다.
또 부산에선 10월 10∼14일 하루 세차례 시네마테크 부산 시사실에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캐나다는 1939년 설립된 캐나다 영상위원회(NFB)의 주도 아래 애니메이션 산업을 발전시켜왔다. ‘나무를 심는 사람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프레데릭 벡을 비롯해 코 회드만, 이슈 파텔 등 세계적 애니메이터가 NFB 출신이다. 수도인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앙시 히로시마와 함께 세계 3대 애니메이션축제의 하나이며 넬바나 스튜디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인정받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웬디 틸비 감독의 ‘아침이 올 때’(99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대상,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최우수 단편상, 뉴욕 단편영화제 애니메이션상 등을 휩쓴 명작이다. 주인공 돼지 루비는 한 이방인의 죽음을 우연히 목격하고 도시생활에 회의를 느껴 이곳 저곳을 방황한다. 뛰어난 유머와 세밀한 묘사, 그리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작품이다.
로즈 뉴러브 감독의 ‘바보들의 마을’(99년)은 앙시 페스티벌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고향 헬름에 싫증을 느낀 슈멘드릭은 더 많은 지식을 탐구하러 길을 떠나 한 마을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곳이 고향과 모든 점에서 똑같다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되는데…. 종이를 이용한 컷아웃 기법이 볼 만하다.
‘말괄량이 삐삐’(97년)는 국내에서 스웨덴의 TV 시리즈물로 방영됐던 말괄량이 삐삐의 애니메이션 버전. 넬바다 스튜디오가 1000만달러를 들여 장편으로 제작했다. 아직도 두갈래로 땋은 빨간머리와 짝짝이 양말의 삐삐를 기억하는 사람에겐 추억의 작품이 될 듯.
이밖에 오타와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크리스 로빈슨이 이번 행사를 위해 따로 제작한 NFB의 최신 작품 모음집 ‘Beyond NFB’도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놓치기 아쉬운 작품이다. 문의 02-521-3147, 051-742-5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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