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는 누가 될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4위 다툼처럼 시즌 막판까지 뚜렷한 MVP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9년 동안 정규리그 MVP는 타자가 13명으로 6명의 투수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은 96년 한화 구대성을 제외하곤 모두가 타자였다.
13명의 타자 MVP 가운데 11명은 홈런왕이었다. 투수 MVP는 82년 박철순, 84년 최동원, 86년과 89, 90년 해태 선동렬, 96년 구대성의 4명은 모두 다승왕이다. 수위타자가 MVP에 오른 것은 87년 삼성 장효조와 94년 해태 이종범 두 명뿐이다.
홈런왕 가운데는 85년 해태 김성한과 지난해 현대 박경완을 제외하곤 타점왕을 동시에 차지했다. 다승왕은 96년 구대성을 빼곤 모두 20승 투수였다. 구대성은 96년 다승 구원 평균자책 승률 등 4관왕을 차지하며 신인으로 홈런과 타점왕을 석권한 현대 박재홍을 따돌리고 영광을 안았다.
올시즌은 유력한 MVP 후보였던 롯데 호세가 18일 삼성전에서 삼성 투수 배영수에게 주먹을 휘둘러 잔여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MVP 전선에 이상기류가 흘렀다.
삼성 이승엽이 14년 만에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어 MVP 후보로 꼽히지만 호세가 빠진 가운데 홈런왕을 차지한 것이 걸리고 시즌 내내 기복이 심했다는 게 마이너스 요인이다.
두산 우즈와 심재학, LG 이병규와 양준혁도 후보지만 역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투수로는 15승으로 다승 선두인 롯데 손민한과 14승의 삼성 임창용이 후보지만 손민한은 4점대 평균자책, 임창용은 타이틀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이런 가운데 올시즌 최하위 LG의 수호신 역할을 해낸 신윤호에게 관심이 쏠린다. 신윤호는 14승6패 17세이브에 평균자책 3.15로 평균자책과 구원 1위, 다승 2위와 승률 4위에 랭크돼 있다. 1승만 추가하면 다승과 승률에서도 1위에 올라 4관왕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신윤호가 4관왕이 된다면 최초로 4강 탈락 팀은 물론 꼴찌팀에서 MVP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4위 다툼과 함께 신윤호가 과연 4관왕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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