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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스포츠]'록키'…링에서 쟁취하는 '아메리칸 드림'

입력 | 2001-09-24 18:45:00


영화가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점은 당대의 스타를 살피는 것으로 충분하다. 1950년대라면 제임스 딘이다. 끝없이 두 눈을 두리번거리면서 불만과 불안에 가득차 있던 그의 얼굴은 냉전 이데올로기만이 유일한 삶의 기준이었던 5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1980년대라면 실베스타 스탤론을 떠올릴 수 있다. 적어도 영화 속에서 그는 강경보수로 일관했던 레이건 시대와 정확히 일치했다. 실제로 레이건과 그의 호전적인 동료들이 맘놓고 좋아했던 ‘람보’ 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의지와 인내의 승리’라는 스포츠 영화의 명제를 충실히 따른 ‘록키’가 레이건 시대에 어떻게 ‘변질’되었는가는 상당한 흥미거리다.

‘록키 1’은 무명 복서 록키가 ‘아메리카 드림’을 성취해나가는 과정이자 실제로 3류 배우였던 실베스타 스탤론이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작품이다.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열린 세계 헤비급 타이틀 매치. 챔피언 아폴로는 무혈승리를 위해 무명의 록키를 지명하고 록키는 15라운드까지 버티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 ‘록키 2’는 전형적인 속편. 재무장한 아폴로를 다시 격퇴시키는 록키.

자, 여기까지는 흔한 스토리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82년에 제작된, 레이건 시대의 ‘록키 3’는 기고만장한 강철 전사인 흑인을 물리치는 내용. 85년의 ‘록키 4’는 초현대식 장비로 단련된 인간병기인 소련 복서를 무참히 파괴시키는 내용. 이 시리즈의 광고 포스터에서 실베스타 스탤론은 성조기를 온 몸에 휘감고 등장했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그 이미지만큼은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