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을 답사하다 보면 우리 문화를 아끼고 보호하려는 의식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자주 체험한다. 얼마 전에는 학교 동아리에서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옥산서원을 둘러봤다. 그런데 사적 제154호로 지정된 서원에 관광객이 남긴 낙서가 너무 많았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였던 이언적 선생의 유생들이 묵었던 기숙사 외벽에는 관광객 이름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 경북 영주시에 있는 부석사 무량수전의 벽에는 칼로 새겨진 관광객 이름이 적지 않았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 들렀을 때에도 관광객과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건물 기둥에 언제 누가 다녀갔다고 새겨 놓은 것을 목격했다.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문화 유산에 낙서하는 행위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고 미 지(경북 경산시 하양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