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전격 휴전을 선언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23일 집권 후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의 국가수립 가능성을 거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샤론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근처에서 열린 한 교사 모임에서 “우리의 적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테러”라고 강조한 뒤 “이스라엘은 과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누구도 주지 못했던 국가수립의 가능성을 부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해 이스라엘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밝히지 않은 채 “이스라엘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약속한 것은 테러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었다”고만 강조했다.
그동안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문제와 관련해 샤론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지역을 팔레스타인 국가로 승인하자는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의 제안에 대해 팔레스타인에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그는 미국 테러참사로 이라크 등 주변국가로부터 보복공격이 우려되자 16일 일방적으로 무력사용 중단을 선언한 뒤 48시간 휴전상태가 지속되면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과 아라파트 수반 간의 평화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회담은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한편 페레스 외무장관은 아라파트 수반과의 평화회담이 샤론 총리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어 이번 기회에 정계를 은퇴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방송이 23일 보도했다.
페레스 장관은 “내 직무가 박탈된 것을 용납할 수 없으며 엘리 이샤이 내무장관이 내 계획에 대해 명령을 내리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정통유대교 정당인 샤스당의 당수인 이샤이 내무장관은 페레스 장관과 아라파트 수반 간의 회담이 성사될 경우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했었다.